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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에게서 나는 희망을 본다 본문

책과 영화와 연극

"해리포터"에게서 나는 희망을 본다

빛무리~ 2009. 7. 24.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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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마음으로 "해리포터와 혼혈왕자"를 관람하고 왔습니다. 영화관을 나오면서 들으니 제 주변의 다른 사람들은 재미없다고 투덜거리면서 다른 영화를 볼 걸 그랬다고 후회하더군요. 하지만 약간씩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 해도 별로 신경쓰이지 않을 만큼 저는 충분히 좋았습니다.



물론 주연배우들의 외모가 아역 때만큼 귀엽거나 예쁘지 않은 것도 맞고, 책을 읽지 않고 영화만 보러 간 사람들은 명확한 내용을 이해하기도 어려울 만큼 원작의 내용이 많이 삭제된 것도 사실이지만, "절대악"으로 상징되는 볼드모트에 대항하기 위해 차층 성장해 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여전히 사랑스러웠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지적당하고 있는 배우들의 외모 부분에서 먼저 개인적 감상을 간략히 적어 본다면, 해리와 헤르미온느의 외모에는 그닥 불만이 없는데, 론과 지니의 외모는 영화 끝까지 적응이 잘 안되더군요. 너무 살집이 좋고 덩치가 커서 말이지요.

저는 해리포터 시리즈를, 특히 책을 너무 좋아해서 1~7편까지 총23권을 서너번씩은 읽었기 때문에, 원작에서 표현되는 주인공들의 외모를 어느 정도는 눈앞에 그려볼 수가 있습니다. 위즐리 남매는 둘 다 빨간 머리에 홀쭉하니 키만 크고 마른 체격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론은 미련해 보일 정도로 살이 쪘고, 지니도 너무 육덕이 좋아 지나친 글래머인데다가, 얼굴은 언뜻 보면 사각형으로 보이더군요. 그 두 배우의 외모는 사실상 작품 몰입에 크게 방해가 된다고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해리 또한 너무 아저씨스럽게 변해버린 얼굴이 약간은 당혹스러웠고, 원작에서는 결코 미인이라 볼 수 없는 캐릭터인데 너무 요정같이 예쁘게 자라버린 헤르미온느도 좀 안 어울린다 싶긴 했지만, 그 둘은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아, 그리고 말포이는 너무 멋진 젊은 신사로 성장했더군요. 엠마 왓슨이 한때 연정을 품을만도 했겠구나 싶더라구요.^^

영화를 보면서 가장 즐거웠던 점은 상상으로만 그려 왔던 책 속의 장면들을 모두 실제인 듯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다 본 호그와트는 여전히 황홀할 만큼 아름다웠고, 퀴디치 장면 역시 가슴속을 다 후련하게 해줄 만큼 시원하고 멋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영상을 제대로 분석해 가면서 볼 줄 아는 능력은 없습니다만, 그저 단순하게 보면서 즐기기에는 충분했습니다. 제 머릿속으로 그리던 장면들보다 훨씬 더 괜찮았거든요. ^^




제가 원래 해리포터 시리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그 안에 절대선과 절대악이라는 어려운 캐릭터를 절묘하게 대립 구도로 배치시키고, 자칫하면 굉장히 진부하고 식상하게 흘러가버릴 수도 있었을 그 대결을 너무나 세련된 방식으로 풀어나간다는 데에 있습니다.

물론 볼드모트가 절대악으로 상징되는 것은 맞지만, 해리가 절대선이라는 건 논란의 여지가 있지요. 그냥 평범한, 성격적인 결함도 있고, 편견도 있는 그런 소년에 불과한데 말입니다. 그러나 누군가가 절대악에 맞서서 구심점 역할을 해주어야 하기에,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하는 세상 모든 사람들은 해리를 절대선의 상징처럼 만들어 버렸고, 해리는 그 무거운 짐을 버거워하면서도 끝까지 짊어지고 나갑니다. 그 역할을 뿌리치지 않고 스스로 감당하고 있기에, 해리의 존재는 절대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뒷부분으로 갈수록 해리포터 시리즈는 어린이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을 위한 거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특히 볼드모트와 그의 추종자들로 대변되는 "악"에 관한 묘사는 몹시 세밀하고 지독해서 어른들이라 하더라도 그 깊이를 헤아리기는 쉽지 않을 정도입니다.

또한 종교인의 입장에서 볼 때는 매우 성서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도 여겨집니다. 악에 짓밟히고 물들어가는 세상을 구원하고자 나약한 인간으로 태어나셨던 예수님은, 해리포터라는 평범한 소년의 캐릭터로 대변됩니다. (어디까지나 저의 개인적인 해석입니다. ^^)




그 한 몸에 버겁도록 모든 인류의 짐을 대신 짊어지고 외로이 악에 대항해 나가는... 그리고 결국에는 자기 한 몸의 희생으로 인류를 구원하는... (앗, 이건 7부의 스포일러라고도 할 수 있겠군요;; 그러나 마지막 반전은 언급하지 않았으니, 아직 내용을 모르시는 분들은 아무런 속단을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 그렇게 본질적으로는 나약한 인간에 불과하지만, 그 나약한 한 인간이 선한 영혼의 힘으로... 두려움을 끝내 극복해내는 강한 의지와 용기로... 얼마나 큰 일을 해낼 수 있는가를 해리포터 시리즈는 말해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제가 해리포터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본질적인 이유입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로부터 영화 "해리포터와 혼혈왕자"가 재미없다는 평판을 들은 이유 중 또 하나인, 아주 초보적인 청춘물 같다는 그 부분도 제 눈에는 그저 예쁘게만 보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있었던 사춘기... 좋아하는 사람의 마음을 몰라서 애태우던 날들... 괜히 좋아하면서도 표현 못해서... 다른 사람을 좋아하는 척 하면서 상처주고... 그렇게 상처받으면 친구의 어깨에 기대어 울던... 그 아련한 추억들이... 어려서부터 우리가 그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았던 주연배우들을 통해서 고스란히 재현되고 있더군요.




평범한 이야기라고 해서, 또 뻔하고 유치한 이야기라고 해서 예쁘지 않은가요? 오히려 그 평범하고 유치한 이야기들이 우리가 살아온 날들이기 때문에... 그리고 우리의 주인공들 역시 우리처럼 유치한 사랑에 열병을 앓으며 사춘기를 아프게 통과하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저는 잔잔한 공감과 기쁨을 느꼈습니다......... 이제 그 평범한 아이들이 용감히 일어서서 절대악과 싸우기 위해 멀고도 험한 길을 떠날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어떻게 감동적이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쉽게도 마지막을 눈앞에 두고 있는 해리포터... 책과 더불어 영화도 오래오래 모든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명작이 되고, 고전이 되기를 기원해 봅니다. 누가 뭐래도 저는 해리포터를 사랑하니까요...^^


* 사진 출처 - 영화와 관련된 이미지는 인용의 목적으로만 사용되었으며, 출처는 네이버 영화입니다. 본 이미지와 관련한 권리는 '워너브러더스 픽쳐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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