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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부' 김영광, 지나친 솔직함이 비난을 부르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냉부' 김영광, 지나친 솔직함이 비난을 부르다

빛무리~ 2015. 9. 1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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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를 부탁해'(이하 '냉부')에 출연한 게스트들 중 (부정적인 평가에 있어) 이토록이나 솔직했던 사람은 지누(지누션) 이후로 처음이었던 것 같다. 지누는 맹기용 셰프의 '맹모닝'을 맛본 후 '비린내'와 '군내'라는 단어를 거침없이 언급하며 아쉬움을 표현했었는데, 김영광 역시 샘킴 셰프의 '영광의 바지락'을 맛본 후 난처한 기색을 드러내며 '비린내가 좀 난다'고 평가한 것이다. 하지만 방송 후 시청자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어졌다. 지누의 시식평에는 완전 공감한다는 반응이 압도적이었던 반면, 김영광의 시식평에는 솔직한 태도가 보기 좋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보다는 배려심과 예의가 부족했다는 비난이 좀 더 많이 들려오고 있는 상황이다. 



절대적 원인은 샘킴 셰프와 맹기용 셰프의 실력에 관한 대중의 인식 차이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꽁치 통조림을 가열하지도 않고 국물까지 그냥 쏟아부은 '맹모닝'에서는 보기만 해도 비릿한 느낌이 전해졌던 반면, 전복과 바지락을 충분히 익혀서 먹음직스럽게 담아낸 샘킴의 요리는 보기만 해도 입에 침이 고이는 최고급 해산물 스프였기 때문이다. 물론 김영광의 개인적 취향으로 입에 맞지 않았을 수는 있지만 '비린내가 난다'는 표현은 샘킴 셰프의 자존심에 상처를 입혔을 수도 있는 발언이었다. 지나친 솔직함과 의사 표현의 요령 부족이 비난을 부른 것이다. 


김영광과 함께 출연한 게스트 하석진은 샘킴의 바지락 요리가 가장 맛있다며 손가락을 치켜들었고, MC 김성주와 정형돈을 비롯한 패널들과 셰프들도 담백한 바지락의 풍미에 흡족한 기색을 드러냈다. 결국 샘킴의 요리 자체에는 문제가 없었음이 입증된 셈이다. 사실 김영광의 냉장고에서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소시지와 햄을 보았다면 그의 어린이 입맛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을텐데, '자양강장제 같은 요리' 라는 제목 때문인지 원기 회복에만 신경쓰던 샘킴은 정작 게스트의 취향을 고려하지 못함으로써 패배하고 말았다. 



그런데 김영광을 비난하는 댓글 중 '종아리 감별사' 라든가 '외모지상주의'라는 단어를 보는 순간 나는 궁금해졌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검색해 보니 어떤 잡지에 실렸던 김영광의 인터뷰 내용 중 일부가 논란이 되었던 모양이다. "전 남자든 여자든 예쁜 사람이 좋아요. 굳이 그렇게까지 할 필요는 없는데 (겉모습만 보고) '난 저 사람 싫어. 왠지 나랑 안 맞을 것 같아' 라고 하면 애들이 '형 진짜 못된 것 같아' 라고 해요!" 음... 역시 솔직함이 지나치고 표현 요령이 부족하다. 인터뷰는 점입가경으로 이어진다.



 

"찌질해 보이는 걸 싫어해요. 성준이 같은 애는 머리 안 감고 나타나도 괜찮은데, 맘에 안 들게 생긴 사람이 그러고 오면 정말 꼴 보기 싫어요!" 위험한 발언이다. 씻지 않고 지저분한 상태로 돌아다니는 사람은 모두 싫다고 말했으면 오히려 괜찮았을텐데, 잘생긴 사람은 그래도 괜찮지만 못생긴 사람이 그러면 꼴보기 싫다고 말한 것은 충분히 무개념 발언으로 느껴질 수 있다. 인터뷰어가 한 술 더 떠서 부추기며 '나는 짧고 두꺼운 손이 별로'라고 말하자, 김영광은 냉큼 '난 종아리 두꺼운 거'라고 맞장구친다. 



분명 인터뷰어가 의도적으로 자극하는 것 같은데 요령있게 대처하지 못하고 쉽게 말려든 것이다. 어떤 외모를 좋아하든 그것은 개인 취향인데 비난받을 이유가 되느냐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좋아하는 것을 밝히는데서 그치지 않고 싫어하는 것에 관한 이야기를 너무 여과 없이 털어놓은 것이 문제였다. 인터뷰는 엄연히 공적인 자리이며 그 내용은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인데 말이다. 논란이 일자 김영광은 자신의 팬카페를 통해 "의도한 바와 달리 오해를 사게 되어서 혼란스럽고 속상하다"는 해명글을 올렸다고 한다. 


인터뷰 기사를 발표한 잡지사의 에디터 역시 큰 책임감을 느꼈던지 SNS에 해명글을 올렸다. 김영광이 과묵한 성격이라 말문을 트이게 하기 위해서 짖궂게 장난을 치며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농담반 진담반의 이야기를 지면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한정된 페이지 때문에 일부 내용이 삭제되어 오해를 일으키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다. 내가 보기에도 김영광보다 훨씬 더 큰 잘못은 잡지사와 인터뷰어에게 있었다. 하지만 아예 없는 말을 지어낸 게 아닌 이상, 일부 내용이 빠졌다 해도 그 발언 자체는 김영광이 한 것이 맞다는 결론이 나온다. 



거짓 투성이인 세상에 솔직할 수 있다는 것은 큰 미덕이지만, 지나친 솔직이나 특히 요령없는 솔직은 오히려 가식보다 못할 때가 많다는 것을 갈수록 절실히 느끼게 된다. 별 생각 없이 하는 말이나 행동 때문에 충격과 상처를 받는 사람들도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저 악의 없이 솔직했을 뿐인데, 본의 아니게도 남에게 깊은 상처를 입힐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은 자기 자신의 인생에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김영광도 이제 곧 30대에 접어드는데, 더 늦기 전에 깨달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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