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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투게더'의 거북한 개편, 기대는 없고 실망만 가득!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해피투게더'의 거북한 개편, 기대는 없고 실망만 가득!

빛무리~ 2015. 9. 10.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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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BS는 '해피투게더3'의 대대적인 개편 소식을 알렸다. 박미선과 김신영이 하차하고 전현무가 새 MC로 합류하며, 기존 사우나 토크 방식에서도 완전히 벗어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대는 거의 생겨나질 않는다. 얼마나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지 모르나, 박명수가 남아있는 한 새로운 느낌은 전혀 들지 않을 것 같다. 유재석과 박명수의 조합에서 더 이상 무슨 신선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게다가 전현무 역시 그간의 과도한 이미지 소비로 너무 낯익은 인물이 되어버렸기에, 이제는 그가 나와서 어떤 말과 행동을 할지 안 봐도 다 알 것 같다. 기껏 열심히 개편이라고 한다지만, 보기 전부터 식상한 느낌이 확 든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도 있듯이, 오랫동안 지루함의 늪에 빠진 목요일 밤 예능을 진정 되살리고 싶다면 과감히 전체적인 혁신을 했어야 했다. '해피투게더'라는 이름은 유지하더라도 내용면에서는 완전히 물갈이되어야 했다. MBC '일밤', KBS '해피선데이', SBS '일요일이 좋다' 등처럼 타이틀을 유지하면서도 얼마든지 새로운 예능으로 거듭날 수 있다. 사실은 '해피투게더'야말로 그런 방식의 운영을 가장 먼저 선보인 예능이었다. 신동엽 이효리의 '쟁반 노래방'을 시작으로 인기를 끌던 중 MC가 유재석 김제동으로 교체되었고, 시즌2에서는 유재석 옆에 탁재훈과 김아중이 합류하여 '프렌즈'라는 친구찾기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시즌3에 접어들면서부터 등장한 것이 '사우나 토크' 방식이다. 푹푹 찌는 사우나에서 탈출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박명수, 박미선, 신봉선 등의 모습이 큰 웃음을 주며 화제를 모으자 그들 세 사람은 2007년 당시부터 '해피투게더'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어느 덧 8년 전의 일이다. 문제는 시즌3가 너무 오랫동안 포맷의 변화 없이 안일하게 진행되면서 더 이상은 버틸 수 없을 만큼 지루해졌다는 사실이다. 큰 인기를 끌던 시즌1 '쟁반 시리즈'도 4~5년 밖에는 지속되지 못했고 시즌2 '프렌즈'는 대략 1년여의 방송으로 마무리되었는데, 오직 시즌3만은 변화를 거부한 채 8년 동안이나 연예인 신변잡기류의 토크 방식을 고수했다. 


초반에는 뜨거운 사우나에서 탈출하기 위한 몸부림이 큰 소재였으니 목욕탕에서의 촬영이 필요했지만, 벌써 몇 년 전부터는 사우나에 들어가지도 않으면서 괜히 목욕탕에 모여앉아 가운을 입고 진행하는 방식조차 생뚱맞아 보인지 오래되었다. 게다가 토크쇼라는 포맷 자체가 대중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면서 '해피투게더3'는 걷잡을 수 없는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다. 현재는 '라디오스타' 정도만이 토크쇼의 명맥을 유지하며 여전한 파워를 자랑하고 있지만, '배려'를 기본으로 하는 유재석의 진행 방식은 김구라 등 '라디오스타' MC들의 공격적인 스타일과 전혀 다르기 때문에 시류의 변화에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심지어는 유재석의 대표 토크쇼였던 '놀러와' 조차도 속절없이 폐지되었다.



 

이런 상황에서 꿋꿋이 사우나 토크를 고집해 오던 '해피투게더 시즌3'가 드디어 개편을 단행한다니 반가운 소식이긴 한데, 박미선과 김신영만을 쳐내고 박명수가 잔류한 데다가 딱히 새로울 것도 없는 전현무가 합류한다니, 혁신이라기보다는 이제껏 누누이 답습해 왔던 부분 땜질에 지나지 않을 거라는 예감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박미선과 김신영이 일방적 하차 통보를 받으면서 드러낸 불편한 심경은 더욱 더 '해피투게더'의 개편을 고운 눈으로 바라볼 수 없게 만든다. 특히 박미선은 시즌3를 초반부터 이끌어 온 원년 멤버인데, 전혀 나을 것도 없는 박명수는 잔류시키면서 그녀에게만 하차 통보를 한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사실은 원년 멤버였던 신봉선을 하직 인사조차 할 겨를 없이 급작스레 하차시켰을 때부터 못마땅한 마음이 있었다. 반드시 의리 때문만은 아니었다. 신봉선이 빠지고 대신 들어온 김신영과 조세호에게서도 신선한 재미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럴 거면 왜 굳이 원년 멤버를 쳐내야 했을까 의구심이 들었던 탓이다. 8년간 함께 해 온 '해피투게더'에 각별한 애정을 지녀 온 박미선은 제작진의 하차 통보에 크게 당황해서 "내가 왜?"라는 반응을 보이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는데, 새로 합류하는 전현무는 과연 박미선보다 훨씬 나은 역할을 수행해 줄 수 있을까? 차라리 프로그램 자체가 완전히 바뀌거나 사라진다면 몰라도, 이런 식의 일방적 하차 통보는 깊은 상처로 남게 된다. 



김신영은 합류한지 얼마 안 되었고 활약도 미미했기 때문에 그녀의 하차가 큰 의미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제가 못해서 그만두게 된 거예요" 라는 그녀의 발언을 듣고 나니 안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웬만하면 "제가 사정이 있어서 그만두게 된 거예요" 라고 괜찮은 척이라도 해보려 할텐데 오죽 서러웠으면 "제가 못해서 잘린 거죠 뭐..." 라는 자조적 뉘앙스로 표현했을까? 김신영이 그 동안 잘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한솥밥 먹던 식구들에게 너무 사정없이 칼날을 휘두른 '해피투게더' 제작진에게는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나저나 한국 예능 프로그램에서 여자 연예인이 오래 살아남기는 정말 힘든 모양이다. 알뜰살뜰 자기 동료를 챙기는 데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유재석조차 여자 동료들만은 굳건히 지켜주지를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솔직히 말하면 박명수의 잔류가 몹시 맘에 안 든다. 개인적으로는 박명수보다 신봉선, 박미선이 훨씬 재미있었는데, 이쯤되면 뭔가 찜찜한 내막이 있는 게 아닐까 의심스러운 지경이다. 목요일 밤이면 항상 틀어놓던 '해피투게더'를 언제부턴가 안 보게 된지도 수개월은 지난 듯한데, 개편을 한다면서도 여전히 안일해 보이는 제작진의 선택은 일말의 기대감조차 포기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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