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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김나나 VS 김빛이라, 예능적 설정인가 실제 상황인가?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김나나 VS 김빛이라, 예능적 설정인가 실제 상황인가?

빛무리~ 2015. 2. 9.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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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예능적 설정이든 실제 상황이든 상관없이, 시청자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려던 '1박2일'의 시도는 실패한 셈이다. KBS 기자 6명을 게스트로 초대하여 '기자 특집'으로 꾸며진 '1박2일'의 다음 주 방송은 나름 독특하고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지만, 안타깝게도 초반부터 이 시대의 가장 뜨거운 화두인 '갑질'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대단히 불편하게 출발했다. 



만약 '땅콩 회항' 이전의 시대였다면, 선후배간에 이 정도의 '갑을 상황극'쯤은 가벼운 웃음거리로 넘어갈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땅콩 회항' 사건 이후로 사회 각층에서 '경비원 자살'이라든가 '백화점 모녀' 사건 등이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며, 대중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갑질'에 민감해졌다. 자칫 역효과가 우려될 만큼, 현재의 대중은 모든 종류의 '갑질'에 뜨거운 분노를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공정한 게임이 이루어질 수 없을 만큼 선배가 후배를 지속적으로 압박하는 모습이 방송되었는데, 과연 그 장면을 맘편히 유쾌하게 볼 수 있는 시청자가 몇이나 되었을까? '1박2일' 멤버들은 좀 과하다 싶을 만큼 웃음을 터뜨렸고, 데프콘은 마치 콩트를 보는 것처럼 재미있다고 말했지만, 그것은 오히려 민망함을 상쇄시키기 위한 반응 같았다. 


시종일관 여유로운 대선배 강민수와 김나나 기자에 비해 젊은 후배인 이재희, 김빛이라, 정새배 기자는 바짝 얼어 있는 모습이 역력히 보였는데, 그토록 살벌한 위계질서는 솔직히 '1박2일'에 전혀 걸맞지 않는 것이었다. 44세 큰형 김주혁과 27세 막내 정준영이 대등한 자격으로 공평한 게임을 진행할 뿐 아니라, 감히 막내가 큰형을 놀려대거나 골탕먹일 수 있을 만큼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1박2일'의 정체성이기 때문이다.



 

짐작컨대 제작진에서 요청한 상황극은 아닐 듯 싶다. 요즘 사회적 분위기가 어떤지를 잘 알면서, 애먼 사람을 욕 먹이려고 선배 기자들에게 "예능적 재미를 위해서 갑질 좀 해주세요!" 라고 요청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렇다면 평소 후배들을 대하는 김나나 기자의 본성적 태도가 여과없이 드러났든지, 아니면 첫 예능 출연에 다소 흥분한 김나나 기자가 과욕을 부려 스스로 상황극을 만들어냈든지,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바짝 얼어 있는 후배 기자들의 태도를 보면 아무래도 전자일 가능성이 높지 않나 싶은데, 이유야 어찌됐든 그 부분을 편집하지 않고 오히려 부각시켜 방송에 내보낸 제작진의 선택은 실수였다. 방송은 즐거움보다 불편함을 선사했고, 방송 후 김나나 기자는 봇물터진 듯 쏟아져나오는 네티즌의 비난에 꼼짝없이 휩싸였다. 


김나나 기자는 매운 어묵 게임에 최선을 다하고 있던 김빛이라 기자를 "너 몇 기야?", "너 몇 살이니?" 등의 말로 압박해서 포기하게 만들었고, 날계란 게임에서는 가위바위보에 져서 우선 선택권을 잃었음에도 "2번 하지마!" 라고 후배들한테 강요하며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잡았다. 소금물 게임에서는 "따로 얘기하자"면서 김빛이라를 멀리까지 끌고 가기도 했고, 까나리카노 게임에서는 정새배와 김빛이라에게 "빨리 하라"며 재촉하기도 했다. 반쯤은 장난 같았지만, 군기 바짝 든 후배들의 모습이 우습기보다는 짠하게 느껴졌다. 



기자 및 앵커로서의 삶에만 익숙하던 김나나로서는 '뉴스광장'을 홍보하기 위해 출연한 첫 예능에서 예상치 못했던 거센 비난에 직면하게 되었으니 적잖이 당혹스럽겠지만, 그녀의 입장을 억울하다고만 할 수 없는 이유는 객관적 기준으로 볼 때 '지나친 갑질'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본래 모습이 그렇더라도 방송에서는 자제함이 마땅했고, 만약 예능적 재미를 위한 설정이었더라도 적당한 수준에서 멈췄어야만 했다. 지나침은 모자람만도 못하다는 옛말이 역시 허언은 아닌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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