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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가끔은 거울 속 나에게 안부를 묻자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괜찮아 사랑이야

'괜찮아 사랑이야' 가끔은 거울 속 나에게 안부를 묻자

빛무리~ 2014. 9. 13.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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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사랑이야' 최종회에 관해서는 별로 길게 쓸 말이 없다. 15회 말에 장재열(조인성)이 자기의 분신과도 같았던 한강우(디오)를 떠나보내면서 이 작품의 결론은 이미 내려졌기 때문이다. 16회는 "그래서 모두 행복하게 오래 오래 잘 살았답니다" 하는 식의 에필로그에 지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도 너무나 따스한 행복감을 주었던 이 드라마를 떠나보내기 위해서는 일종의 마침표를 찍는 예의가 필요할 것 같아서 아주 간단히 최종회의 리뷰를 쓴다.

 

 

지해수(공효진)의 엄마는 장재열의 정신분열증 때문에 두 사람의 결합을 극구 반대하고, 재열은 해수를 설득하여 유학을 보낸다. 하지만 그 후 1년 동안 꾸준히 병을 치료받은 재열은 완치 단계에 이르고, 해수가 유학에서 돌아오자 그들은 축복 속에 결혼을 하고 임신도 하게 된다. 너무 아름다운 커플이라서 꼭 결혼까지 골인하기를 바랐던 나의 소망이 이루어진 것이다. 스트레스로 백발이 되었던 머리카락이 다시 검게 변한 장재범(양익준)은 자신을 치료해주는 영진(진경)에게 호감을 느끼며 뒤늦은 청춘의 열병을 앓고, 외롭던 기러기아빠 조동민(성동일)은 가족들이 귀국하면서 행복한 가장으로 돌아갔다.

 

박수광(이광수)와 오소녀(이성경)의 풋풋한 사랑은 더욱 뜨겁게 무르익고, 한 때 지해수의 연인이었던 최호 역시 제 짝을 만나서 열애중이다. 가슴 속 상처에 치료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재열 엄마(차화연)와 수광 아버지는 아무런 거부감 없이 집단 심리치료를 받는 중이다. 이렇게 모두가 행복해질 수 있었던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노희경 작가는 그 해답을 최종회에서 아주 명명백백하게 알려주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다. 비뚤어진 자만심이 아니라 진짜로 자신을 사랑할 줄 아는 것.... 모든 사람이 그럴 수만 있다면 이 세상은 행복해지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내가 16회에서 가장 인상깊게 본 것은 조동민과 박수광과 오소녀가 함께 식사를 하던 장면이었다. 즐겁게 대화하면서 식사하던 중, 문득 수광에게서 한동안 사라졌던 투렛 증상이 다시 나타났다. 예전과 달리 몇 초만에 금방 스스로 멈출 수 있었지만, 수광은 아직도 완치되지 않은 병에 잠깐 절망한 듯 자신을 학대하기 시작했다. "아, 짜증나, 아직도 그러네, 등신 진짜!" 수광이 자기 머리를 퍽 때리자 소녀가 그의 어깨를 치며 소리질렀다. " 내 껀데 왜 때려!" 곧이어 조동민이 수광을 나무랐다. "성질 더러운 놈, 천날 만날 하던 것을 이제 겨우 몇 초 한 걸 가지고, 잘했다고 너한테 칭찬을 해야지, 널 왜 때려?"

 

상처 많고 자존감이 낮은 사람은 "잘했다", "수고했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기가 참 쉽지 않다. 툭하면 "내가 하는 일이 그렇지 뭐" 하면서 박수광처럼 "등신같은 놈"이라고 자신을 학대하게 되는 것이다. 그 때 조동민의 그 대사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잘했다고 너한테 칭찬을 해야지, 널 왜 때려?" 인생을 살아가면서 누구보다 아끼고 예뻐하며 보듬어야 할 대상은 다름아닌 자기 자신인데, 참 많은 사람이 그 진리를 모르고 있다.

 

 

라디오 방송에 출연한 장재열은 말한다. "오늘 굿나잇 인사는 여러분이 아닌 저 자신에게 하고 싶네요. 그 동안 남에게는 괜찮냐 안부도 묻고 잘 자란 굿나잇 인사를 수도 없이 했지만, 정작 저 자신에게는 한 번도 한 적이 없거든요. 여러분도 오늘 밤은 다른 사람이 아닌 자신에게 너 정말 괜찮냐 안부를 물어주고 따뜻한 굿나잇 인사를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럼 오늘 밤도 굿나잇 장재열!" 그 방송을 듣고 있던 사람들도 거울이나 창문에 비친 자신을 보며 인사했다. "굿나잇 박수광", "굿나잇 조동민", "굿나잇 지해수!" 이로써 '괜찮아 사랑이야'의 주제가 뚜렷하게 형상화되었다. 너무 노골적이라서 약간 촌스러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드라마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진짜 훌륭한 작품을 시청하고 나면 저절로 "고맙다"는 말이 새어나오곤 한다. 그런 만족감과 행복은 쉽게 찾아오지 않는 만큼 더욱 귀하고 값지다. '괜찮아 사랑이야'는 그 중에도 거의 첫번째로 손꼽히는 내 생애 최고의 드라마라 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작진과 배우들에게 진심으로 고맙다는 인사를 백 번쯤은 하고 싶을 지경이다. 이번 작품을 통해 잘생긴 청춘 스타에서 연기파 배우로 완벽히 변신한 조인성에게는 더욱 특급 칭찬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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