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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주의보' 10년 전 살인의 진실, 드디어 밝혀지나?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못난이 주의보

'못난이 주의보' 10년 전 살인의 진실, 드디어 밝혀지나?

빛무리~ 2013. 9. 17.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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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사랑 이야기만 계속되던 '못난이 주의보'에 드디어 폭풍이 일기 시작했다. 하긴 어느 덧 84회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시간 끌기를 멈추고 다시 본격적인 스토리를 이어가야 할 시점이기도 하다. 이번에 몰아칠 폭풍은 드라마 전체의 핵심 갈등을 다시 불러 일으키며 주인공들이 넘어서야 할 최대 고비가 될 것이다. 공준수(임주환)가 죽을 때까지 혼자 간직하려던 비밀... 사랑하는 나도희(강소라)에게도 털어놓지 않고 가슴 속 깊은 곳에 꽁꽁 숨겨 두었던 비밀은 과연 이 거센 폭풍 속에서도 지켜질 수 있을까? 하지만 아무래도 전조가 심상치 않다. 폭풍 전야의 고요함 속에 불어오는 바람이 벌써부터 소름끼치도록 차갑다.

 

10년 전의 살인 사건, 엄밀히 말하면 그것은 실수였고 불운이었다. 혈기왕성한 10대 소년들이 서로 치고받으며 싸우는 거야 흔하디 흔한 일인데, 그저 싸우다가 한 번 밀쳤을 뿐인데, 하필 공사장에 삐죽이 튀어나와 있던 대못 위로 넘어져서 죽고 말았으니 누굴 원망할 것인가? 실수를 저지른 소년보다는 차라리 명을 짧게 주신 하늘을 원망해야 할 일이다. 하지만 남동생의 삶에 오점을 남기지 않으려던 공준수가 스스로 죄를 덮어쓰는 바람에 사건의 진실은 묻혀 버렸고, 설상가상 죽은 소년의 아버지는 공정하고 명확한 사리분별을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니었다. 오해와 증오로 점철된, 풀리지 않은 원한의 매듭은 끝내 폭풍을 몰고 돌아왔다.

 

 

고교 시절 공현석(최태준)과 이경태(오승윤)는 전교 1~2등을 다투는 수재들이었다. 하지만 늘상 간발의 차이로 공현석에게 수석을 빼앗기는 이경태의 마음속엔 강한 질투심이 싹텄다. "가난한 고아 따위가 감히 부자 국회의원의 아들인 내 앞을 막아서다니!" 시험 성적이 발표되던 날 이경태는 몇몇 패거리를 몰고 와 현석에게 거친 싸움을 걸었고,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제 아비를 닮아 올바른 사리분별은 할 줄 몰랐지만 그래도 죽어 마땅한 녀석은 아니었는데, 앞길 창창한 젊은이가 안타깝게 떠나던 그 밤에는 슬픈 비가 주룩주룩 내렸더란다. 공준수가 한 발 늦게 현장에 도착했을 때 경태는 못에 찔려 죽어가고 있었으며, 자기가 무슨 일을 저질렀는지도 모르는 현석은 벌써 저만치 걸어가고 있었다.

 

과실치사였기 때문에 변호만 잘 했다면 좀 가벼운 형을 받을 수도 있었으나, 공준수에겐 아무 배경이나 힘이 없었고 죽은 이경태의 아버지(안석환)는 막강한 권력을 지닌 국회의원이었다. 결국 공준수는 그 사건으로 받을 수 있는 최고형을 언도받아 꽃다운 20대 청춘을 감옥에서 보내야 했는데... 죗값을 다 치렀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끝난 게 아니었다. 과연 나도희와의 만남은 공준수에게 축복일까 저주일까? 일생 동안 진정 사랑하는 사람을 만났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축복이다. 하지만 공준수가 나도희를 만나지 않았다면 BY그룹의 후계 다툼에 휘말리지도 않았을 테고, 독종 변호사 이한서(김영훈)의 표적이 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자기 인생을 버리면서까지 보호하고 싶었던 동생의 비밀 역시, 나도희를 만나지 않았다면 안전하게 지킬 수 있었을 것이다.

 

 

게다가 일이 잘못되려고 그랬는지, 나도희는 평소 그녀답지 않게 경솔한 행동을 저질렀다. 공준수의 발목을 잡고 있는 10년 전 살인사건의 내용을 웹툰 작가에게 스토리로 제공하여 세상에 발표하도록 부추겼던 것이다. 자기 가족들이 공준수의 과거를 알게 되었을 때 조금은 덜 충격받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잘못을 조금이나마 감싸주고 싶은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었으나 그 결과는 최악이었다. 막내동생 공나리(설현)가 그 날의 기억을 되살려 악몽을 꾸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던 이한서에게 빌미를 제공하여 엄청난 폭풍우를 초래하고 말았던 것이다.

 

공준수의 잘못을 감싸려는 웹툰 속에서 자연히 피해자는 몹쓸 놈으로 그려졌고, 해외에서 그 소식을 전해들은 이경태의 아버지는 분노에 치를 떨며 한국으로 돌아왔다. 생떼같은 아들을 잃고 충격을 이기지 못해 병든 아버지는, 아들을 떠나보낸 이 나라에 살기 싫어 정계에서도 은퇴하고 수년 간 해외를 떠돌며 지내왔다. 위풍당당했던 과거의 권력자는 그렇게 병들고 초라한 노인이 되었지만, 서슬이 시퍼렇게 원한 맺힌 눈빛은 태평양이라도 얼려버릴 기세였다. "그 놈이 만화 따위로 세상에 대고 내 아들이 죽을만한 놈이었다 변명을 해대고 있단 말이지!" 웹툰 소식을 해외까지 알려서 노인을 불러들인 사람은 물론 이변호사였다.

 

꽤 오래 전부터 항간에는 이변호사의 정체에 관한 소문이 나돌았는데, 죽은 이경태의 가족이 아니겠느냐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결국은 아무 관계도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한서는 그저 욕심과 질투심에 눈먼 놈이었을 뿐이다. 마침 성도 같은 이씨이니 경태의 사촌형쯤으로 설정되었다면 그의 악행에도 나름의 당위성이 부여되고 훨씬 입체적인 캐릭터로 살아났을텐데, 멋없게 단순 악역으로 설정된 부분은 상당히 아쉬웠다. 혹시 배우가 작가한테 밉보였나? 옆 동네 경쟁작이 하도 시끄럽다 보니 여기서도 별 생각이 다 든다. 

 

 

"동생 놈이 검사가 됐다는 건 알고 있소. 대통령이 되었어도 충분했을 내 아들은 세상에 없는데, 그 놈들은 활개를 치며 살고 있다 이거지?" 노인의 눈에 핏발이 서고 억울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 형 놈이 감방에 있을 때 나에게 세 통의 편지를 보냈어. 나는 뜯지도 않고 반송시켰지. 어줍잖은 사죄 따위는 받고 싶지도 않았어. 그 놈들은 몰라. 세상엔 용서받을 수 있는 죄와 용서받지 못할 죄가 있다는 걸!" 이한서가 옆에서 노인의 격정을 부추겼다. "그 놈은 이제 죗값을 치르고 나왔다는 홀가분함으로 날개를 달고 훨훨 날아오르려 하고 있습니다. BY그룹 상속녀인 제 여자까지 등에 업고서 말이죠. 그러니 어르신께서 BY그룹 회장님께 그 놈에 대한 모든 것을 직접 말씀해 주십시오!"

 

하지만 노인은 고개를 저었다. "싫소! 그 놈 하나 실직시킨다고 해서 내 가슴에 박힌 원한이 풀리는 것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내가 그런 수고를 해야 하나?" 이한서는 살짝 당황했지만, 노인의 말을 끊지 않고 기다렸다. "내 아들은 태권도와 검도 유단자였소. 공부도 체력이 뒷받침 되어야 하니까 어려서부터 운동에 각별히 신경을 쓰며 키웠지. 그랬던 내 아들이... 아무리 공사판에서 단련된 몸이라지만, 키만 멀대같고 비리비리한 공준수 그 놈한테 죽었다고? ... 난 믿지 않아. 난 공준수와 공현석, 그 두 놈 형제가 공모해서 내 아들을 죽였다고 믿어. 난 재판에서 그 두 놈을 다 처넣으려고 했지만, 그 형이 자기 단독 범행이라는 자백을 고집하면서 너무 쉽게 사건이 종결되고 말았어."

 

 

풀리지 않은 원한의 매듭은 결국 공현석에게까지 검은 마수를 뻗쳐온다. 짐작컨대 이번에는 공준수가 아무리 막아서려 해도 충분한 크기의 방패가 되어주지 못할 듯 싶다. 이한서는 이경태 부친의 위임장을 들고 법원을 찾아가 해당 사건의 자료를 열람한다. 또 85회 예고편을 보니, 그 사건의 담당 형사를 찾아가 혹시라도 이상한 점이 없었던가를 묻는 모양이다. "이상한 점이요? 있었죠. 아주 이상한 점이..." 갑자기 등장한 낯선 증인은 확신에 찬 어조로 그렇게 말했다. 이건 너무 위험하다.

 

이한서의 주도하에 재수사가 이루어지고 그 날의 진실이 밝혀진다면, 과연 공현석은 버텨낼 수 있을까? 그 꼿꼿한 성격에, 자기 때문에 사람이 죽었고 형의 인생이 뒤틀렸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자신을 용서할 수 있을까? 검사복을 벗고 피고인석에서 재판을 받는 것보다 더 두려운 일은 평생 자신을 용서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견딜 수 없는 괴로움으로 공현석의 내면이 망가진다면, 그를 사랑함으로써 용기를 내기 시작한 신주영(신소율)은 또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이 착한 못난이들의 운명은 왜 이리 고달픈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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