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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난이 주의보' 방정자-강철수, 사상 최악의 시월드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못난이 주의보

'못난이 주의보' 방정자-강철수, 사상 최악의 시월드

빛무리~ 2013. 8. 2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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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갈등이 없어서 지루했던 '못난이 주의보'에 갈등 요소가 살아나면서 다시 재미있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공준수(임주환)와 나도희(강소라) 커플에게 닥친 위기는 상당한 수준인데요. 과거에 공준수가 나도희의 새엄마 유정연(윤손하)과 연인 사이였음이 밝혀지면서 불어닥친 풍파가 예상보다 훨씬 크군요. 저는 단지 공준수의 존재를 불편하게 여기는 유정연이 반대하고 나설 거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김비서(임성민)가 나서서 극심한 불화를 조장하고 거기에 현혹된 도희 아버지 나일평(천호진) 사장이 유정연과 공준수의 현재 사이를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일은 걷잡을 수 없이 커져 버렸습니다. 의심의 내용인즉 10년이 넘도록 유정연과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던 공준수가 의도적으로 나도희에게 접근했고, 옥탑방에 들어와 살게 된 것 또한 음모의 일환이라는 것이죠. 어쩌면 나일평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의혹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모든 일을 우연이라고 믿기에는 상황이 너무 절묘했어요. 하필 나일평은 유정연이 몰래 피임약을 먹고 있었다는 사실을 얼마 전에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에 대한 사랑이 지극한 그는 오직 도희와 자신을 위해서 유정연이 희생했다고만 생각하며 감동했을 뿐 당시에는 전혀 의심하지 않았죠. 하지만 아내의 옛 애인이 떡하니 자기 집 옥탑방에 들어와 살고 있었다는 사실은 충격이었습니다. 공준수의 존재를 알게 된 순간부터 피할 수 없는 의심이 시작되었고, 이제 나일평-유정연 부부의 앞날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게 되었네요. 의심만큼 사람의 속을 갉아먹는 지독한 벌레도 없으니까요. 게다가 나일평은 아직 공준수와 딸 나도희가 연인이라는 사실까지는 모르는 상태입니다. 그저 동대문 가게의 직원으로서 호감과 신임을 얻어 BY 그룹에 특별 채용된 부하직원으로만 알고 있는데, 이제 진실을 알게 되면 또 한 번 패닉에 빠지겠군요.

 

 

나일평은 공준수를 불러 함께 소주를 마시며 회사를 떠나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공준수는 자신을 디자이너의 길로 이끌어 준 도희의 마음을 외면할 수 없어 떠나지 않겠다고 끝내 버텼지요. 그러자 나일평은 "자네, 생각보다 이기적인 사람이구만!" 하고 점잖게 화를 내며 일어섰습니다. 누구보다 이타적인 성품을 지닌 공준수로서는 생전 처음 들어보는 말이었어요. 더욱이 사랑하는 여자의 아버지로부터 듣는 그 말은 송곳처럼 공준수의 가슴을 찔렀습니다. 언제나 남을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며 살아온 그였는데, 자기 사랑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어른의 간곡한 부탁을 물리치게 되었으니 그런 자신의 모습이 무척 낯설고 싫어지기도 했지요.

 

괴로워하는 공준수를 보며 나도희는 더 강해져야 한다고 다그칩니다. "세상이 우리 아버지처럼 고상하게 너를 밀어낼 것 같니? 네가 싸워야 할 상대는 온갖 더럽고 치사한 수단을 이용해서라도 이 세상에 너를 발도 못 붙이게 하려는 인간들이야. 그러니까 너는 더 강해져야 해. 더 이기적인 놈이 되어야 하고 더 똑똑해져야 해!" 있는 힘을 다해서 사랑을 지키려는 도희 앞에 준수는 털썩 무릎을 꿇었습니다. 자신의 과거가 온통 그녀를 괴롭히는 것들뿐이라 미안했고, 자기를 선택함으로써 그녀가 감당해야 할 고통스런 앞날에 미안했습니다. 온갖 더럽고 치사한 수단을 이용할 이변호사(김영훈) 같은 인물을 상대하는 것은 오히려 무섭지 않으나, 도희 아버지의 점잖은 당부를 거절해야만 했던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어요.

 

그 동안 김비서의 정체가 꽤나 궁금했었는데, 알고 보니 수십년 동안 나일평을 짝사랑하며 곁에 머물러 온 집착녀였습니다. 도희를 통해 그 사실을 알게 된 나상진(이순재) 회장은 가엾은 사람이라며 일정량의 회사 주식을 떼어주고 집에서 내보냈는데, 김비서는 떠나기 전에 나회장으로부터 받은 주식을 이변호사에게 넘겼습니다. 그러잖아도 BY 그룹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변호사가 더 큰 힘을 얻고 본격적으로 나섰으니, 이제 공준수에게는 난공붎락의 최대 적으로 급부상하겠군요. 그나저나 이변호사 이한서의 정체도 갈수록 궁금해집니다. 일각에서는 공현석(최태준)이 실수로 죽이고 공준수가 죄를 뒤집어 썼던 그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관련된 인물일 거라는 추측도 있던데 말이죠.

 

 

공준수가 끔찍히 아끼는 여동생 공진주(강별)에게도 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역시 이번에도 무개념 시어머니 방정자(송옥숙)가 문제였죠. 공진주는 차마 잉태된 생명을 버릴 수 없어 가시밭길인 줄을 뻔히 알면서도 강철수(현우)와 결혼을 감행했습니다. 하지만 방정자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못된 시어머니였어요. 폭삭 망해서 사돈 집에 공짜로 얹혀 사는 주제에 하루가 멀다 하고 며느리의 카드를 수백만원씩 긁어대고, 매일처럼 반복되는 잔소리와 호된 부려먹음은 그런대로 견딜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들 내외의 임신 소식을 듣고 축하는 커녕 "그 아이를 지금 꼭 낳아야겠니?" 라고 말하는 방정자에게 공진주는 완전히 질려 버렸습니다. 아무리 무계획적으로 임신을 했지만 그래도 귀한 첫 손주인데, 기뻐하며 반겨 주지는 못할 망정 어린 생명을 없애라는 식으로 말하는 방정자가 과연 인간일까요?

 

굳건히 버텨야 할 남편 강철수의 태도는 더욱 가관입니다. 결혼하고 애 아빠가 되어서도 마마보이 기질은 어쩔 수가 없나봐요. "너랑 우리 엄마는 같이 살아갈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야. 나... 우리 아기의 아빠로만 살게. 네 남편으로는 못 살 것 같다, 진주야!"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입니까? 모든 문제의 원인이 자기 엄마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 그런 엄마에게 휘둘려 이혼이라도 하겠다는 건가요? 세상에 이런 못난이가 어디 있습니까? 진짜 못난이는 착한 공준수가 아니라 바로 강철수입니다.

 

 

부모가 명백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다면 그에 휩쓸려 함께 침몰하는 것이 자식의 도리겠습니까? 차라리 일시적으로 매몰차게 외면해서라도 잘못을 바로잡아야 하는 거 아닌가요? 아내가 도저히 엄마의 못된 성질을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집을 구해서 자기가 엄마와 함께 나갈 것이 아니라 엄마를 혼자 내보내야 하는 겁니다. 그래도 엄마니까 기본적 생계는 신경써야 겠지만, 절대로 카드 따위를 주어선 안 됩니다. 식당까지 운영하고 있는 방정자가 설마 굶어죽을 리도 없는데, 강철수는 왜 엄마랑 같이 나가겟다는 걸까요?

 

방정자 같은 인간이 쉽게 변할 리는 없지만, 혼자 외롭고 힘들게 10년쯤 살다 보면 조금은 풀이 꺾이지 않겠어요? 돈이나 허세보다 가족의 사랑이 더욱 중요하다는 사실을 눈꼽 만큼은 깨달을 수도 있지 않겠어요? 철수는 진주와 아기를 지키며 그 때를 기다려야 하는 겁니다. 엄마의 횡포에 휘말려 가정을 깨뜨리겠다는 이 못난 녀석을 도대체 어쩌면 좋을까요? 물론 드라마에 갈등은 필수지만, 방정자-강철수 모자가 꾸미는 최악의 시월드는 보기가 힘들만큼 짜증스럽습니다. 제발 분량이나 좀 줄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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