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위대한 탄생' 시즌3의 세 가지 무리수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위대한 탄생' 시즌3의 세 가지 무리수

빛무리~ 2013. 1. 19. 06:45
반응형

 

 

이제 어느 덧 오디션 예능은 '지겹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식상한 아이템이 되어버린 지 오래입니다. '슈퍼스타K', '위대한 탄생', 'K팝스타',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TOP밴드' 등은 물론이고, 약간 범위를 넓혀 본다면 '나는 가수다'와 '불후의 명곡2'까지... 이거야 원 예능 프로그램을 좀 보려는데 줄창 노래만 듣고 있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오디션 예능이 넘쳐나는 현실이죠. 하지만 아무리 식상해졌어도 오디션 예능은 사라지지 않고 그 명맥이 꾸준히 이어질 거라고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신선하고도 충격적인 실력을 갖춘 참가자들이 언제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나올지 모른다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각종 오디션 예능 덕분에 듣는 귀만 한없이 높아져 버려서 웬만한 실력에는 감흥조차 못 느끼는 저 같은 시청자들이 적지 않겠으나, 그 와중에도 가끔씩은 등골에 얼음물을 쏟아붓는 듯한 충격과 감동을 받게 되는 순간이 있거든요.

 

등장과 동시에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리틀 임재범'이라는 별명을 얻었던 스무 살 청년 한동근은 '위대한 탄생3'의 포문을 화려하게 열어 주었습니다. 흑인의 짙은 소울을 연상시키는 그의 독특한 노래를 처음 듣던 순간의 놀라움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군요. 또한 15세 소녀 전하민은 단지 실력만 놓고 본다면 약간 부족할지 모르나 '세월이 가면'이라는 오래된 노래 속에 헤어진 아빠를 향한 그리움을 절절히 녹여냄으로써 듣는 이의 심장을 울렸습니다. 그들 외에도 '위대한 탄생' 시즌3에는 쟁쟁한 실력의 참가자들이 대거 등장함으로써 벅찬 기대감을 안겨 주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오디션 예능의 홍수 속에서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지나치게 시청률을 의식한 제작진은 몇 가지의 무리수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1. 멘토스쿨 팀 구성의 부당한 기준, 나이와 성별 

 

'위탄3'에는 이전의 시즌과 마찬가지로 4명의 멘토가 참가했고, 그들은 각자의 멘토스쿨에서 제자들을 이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조금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구성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었을까요? 제작진은 굳이 별 의미도 없는 '나이'와 '성별'이라는 잣대를 내세워 무리하게 팀을 나누어 놓더군요. 10대 그룹, 20초반 남성 그룹, 20대 초반 여성 그룹, 25세 이상 그룹... 이렇게 억지로 나누다 보니 본의 아니게도 억울한 희생자가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멘토들로부터 합격 판정을 받고 기뻐하다가 불과 몇 시간 후에 '실력' 때문이 아닌 '나이' 또는 '성별' 때문에 어이없게도 '추가 탈락'이라는 철퇴를 맞게 된 참가자들이 바로 그런 경우였죠. 반드시 나이와 성별에 따라 팀을 구성해야 하는 당위성이라도 있다면 괜찮겠는데, 제작진의 강압적인 팀 구성에는 어떠한 이유도 제시되지 않았습니다. 인생의 꿈을 걸고 도전한 오디션에서 나이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남자(또는 여자)라는 이유로 '붙었다가 떨어지는' 기막힌 결과를 맞이했으니, 추가 탈락자들에게 '위대한 탄생3'는 가장 비참한 기억으로 남게 될지도 모르죠.

 

 

'위탄3' 멘토스쿨의 문제점은 억울한 희생자를 양산한 것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김태원, 용감한 형제, 김연우, 김소현은 명색이 멘토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멘토스쿨을 결성하는 데 아무런 권한이 없더군요. 그저 '나이'와 '성별'에 따라 이미 나눠져 있는 팀을 제비뽑기(?) 식으로 해서 배정받았을 뿐입니다. 예전에는 멘토들 본인이 가르치고 싶은 제자를 직접 뽑았기 때문에 멘토스쿨의 분위기가 매우 견고했었죠. 선택받은 입장에서는 무한한 감사를 느끼고 선택한 입장에서는 묵직한 책임감을 느끼면서, 그들은 서로 깊은 애정과 유대감을 쌓아갔습니다. 물론 지나치게 끈끈한 멘토스쿨의 분위기가 생방송에 접어들면 공정한 심사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면서 문제점으로 떠오르기도 했지만, 바로 그 부분이 '위대한 탄생'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이며 감동적인 부분이었음도 무시할 수는 없었죠. 그런데 이번에는 '툭 던져주는' 식으로 팀을 배정받다 보니 끈끈한 애정은 아예 생겨날 수가 없었고, 무미건조함 속에 멘토스쿨 특유의 감동은 깨끗이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2. 여성 4인조 그룹 결성, 어설픈 '슈스케' 따라하기

 

비슷한 시기에 한 발 앞서 방송되었던 '슈퍼스타K4'에서는 나름 획기적인(?) 시도가 이루어졌더랬죠. 각각 팀을 이루어 참가했던 '허니브라운'과 '팻듀오'의 멤버들 중 일부만 뽑아 합쳐 놓고는 '허니지'라는 이름의 새로운 팀을 탄생시킨 것입니다. 원래 팀들의 전체 실력을 놓고 보면 합격할 수준이 못 되지만, 그 중 해당 멤버들의 실력은 탈락시키기에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차라리 모두 탈락시키는 편이 낫지, 그렇게 즉흥적으로 팀을 만들어 놓는 것은 정말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련 포스팅 : 슈스케 허니지, 권력화된 오디션 프로그램의 희생양) 그야말로 시청률을 의식한 자극적 무리수일 뿐, 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요? 각자의 개성도 다르고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도 다른 사람들을 갑자기 붙여놓고서, 이제부터 한 마음 한 뜻으로 조화로운 음악을 만들어 오디션에 참가하라니, 하루아침에 그게 될 리가 있겠어요?

 

 

그런데 참 어처구니 없게도 '위대한 탄생3'는 '슈스케4'가 저지른 최악의 무리수를 따라 하고 말았습니다. 이번에는 아예 한 술 더 떠서, 각자 솔로로 참가한 4명의 여성 출연자를 한 팀으로 묶어놓은 거였죠. 어쨌든 멘토스쿨 단계에서 떨어지지 않고 '합격했다'는 사실만으로 기쁨에 젖었던 그들은 '슈가소울'이라는 팀명을 짓고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한 것은 당연지사였습니다.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갈 수밖에 없는 것인데, '허니지'에서는 그나마 둘이었던 사공이 '슈가소울'에서는 무려 넷 아니겠습니까? 이제껏 그룹 활동을 해 본 것도 아니고 명백히 솔로 가수를 지향하던 사람들인데, 아무리 각자의 실력이 출중하다 해도 막무가내로 합쳐서는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이 생뚱맞은 여성 4인조 그룹의 결성을 보는 순간, 저는 '위탄3'의 시청을 여기서 그만 접어야 하나 망설일 정도로 황당할 뿐이었습니다.

 

3. 생방송 무대에 복작복작 16팀이나?

 

'위탄3' 제작진은 참 욕심도 많습니다. 고도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생방송에 무려 16팀이나 올려보내다니요? 물론 이번 시즌에 뛰어난 실력의 참가자가 워낙 많다보니 탈락한 팀들 중 뼈저리게 아쉬운 경우도 많기는 했습니다. 게다가 '추가 합격'과 '추가 탈락'이라는 설정은 '슈스케'가 자주 이용하는 '악마의 편집' 중 한 방식으로서 대단히 자극적이죠. 설령 욕은 좀 먹을지언정 관심을 끌고 시선을 주목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생방송에 16팀은 너무했습니다. 이럴 바엔 차라리 4개의 멘토스쿨에서 처음에 2팀씩만 선발하고 나중에 1팀씩을 추가 합격시켜서 총 12팀으로 구성하는 편이 나았을 듯 싶네요.

 

 

사실 따지자면 12팀도 너무 많습니다. 너무 많은 노래를 한꺼번에 듣다 보면 시청자들은 필연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거든요. 게다가 경연이 순차적으로 진행되니, 끝무렵에 가면 맨 처음의 무대는 희미하게 잊혀져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를테면 '나는 가수다'는 불과 7팀의 경연으로 이루어지는데도 불구하고 1~2번째 순서의 불리함을 모두가 두려워하지요. 만약 '불후의 명곡'처럼 녹화방송이라면 16팀의 기나긴 경연을 절반씩 나누어 2주 분량으로 내보낼 수도 있겠지만, 이건 생방송이기 때문에 그럴 수도 없습니다. 참가자 한 팀 한 팀에게는 모두 살 떨리고 피 튀기는 긴장 속의 경연이겠지만, 가슴 아프게도 시청자들의 집중력은 산만함과 지루함 속에 극도로 저하되고 말 것입니다.

 

옛말에 "넘치는 것은 모자람만도 못하다"고 했습니다. 4팀의 추가 합격자가 누구인지 궁금하도록 떡밥을 던져놓은 제작진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음 주의 시청률을 기대하고 있을지 모르나, 글쎄 저는 16팀의 생방송 경연을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숨이 턱턱 막히도록 지루할 뿐이라, 정작 어떤 팀이 추가로 합격했는지는 별로 궁금하지도 않군요. 짐작컨대 첫번째 생방송에서 모든 시청자의 관심이 집중될 한동근의 무대는 14번이나 15번으로 정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16번으로 하면 너무 속 보이니까 -_-;;) 과연 이러한 꼼수들이 시청률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모르지만, 참가자들의 훌륭한 실력에 힘입어 걸작으로 탄생할 기미가 엿보이던 '위대한 탄생3'가 제작진의 연이은 무리수로 망가져가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기 그지 없습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