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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도의 남자' 엄태웅의 친아버지는 누구일까?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적도의 남자

'적도의 남자' 엄태웅의 친아버지는 누구일까?

빛무리~ 2012. 3. 2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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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3월21일 수요일, 공중파 3사에서 일제히 새로운 수목드라마가 방송되며 제2차 대전이 시작되었습니다. 제1차 대전에서는 MBC의 '해를 품은 달'이 싱거울 만큼 큰 편차로 경쟁작들을 따돌리며 압승을 차지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2차 대전의 결과가 더욱 궁금합니다. 제가 선택한 1순위는 KBS '적도의 남자'이고, MBC '더킹 투하츠'가 그 뒤를 잇습니다. '더킹 투하츠'도 놓치기는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꼬박꼬박 볼 생각인데, 아무래도 SBS '옥탑방 왕세자'까지 욕심내기는 힘들 것 같군요.

'적도의 남자'는 김인영 작가가 2008년 화제작 '태양의 여자'를 남성 버젼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막상 첫방송을 볼 때는 '태양의 여자'보다는 김지우 작가의 '부활'이 제일 먼저 떠오르더군요. 물론 엄태웅 주연의 복수극이라는 것 때문이기도 하지만, 부모 대에서부터 원수로 얽혀 있는 내력이라든가, 심지어 중간에 등대가 비춰지는 장면까지 모두 '부활'을 생각나게 했습니다. 또한 남자 고등학생들이 무섭게 싸우는 장면에서는 얼핏 '마왕'이 떠오르니, 약간 염려스러운 것도 사실입니다. 어차피 해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지만, 다른 작가의 작품이 너무 생생히 떠오르는 게 좋은 징조는 아니거든요. 또한 '태양의 여자' 외에는 김인영 작가의 복수극을 본 적이 없고, 그녀의 작품 중엔 가벼운 터치의 코믹 멜로물이 많았던 듯한 기억도 불안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일단은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보기로 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오랫동안 엄태웅의 복수극 제3탄을 목 빠지게 기다려 왔거든요. '마왕'도 좋았지만, 특히 제 마음속에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만들어 놓은 '부활'의 그림자를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모처럼 만난 이 작품에 처음부터 분석적 잣대를 들이대며, 작가가 누구인지 다른 작품과 얼마나 비슷한지 그런 것을 따지기보다는 그냥 드라마에 푹 젖어들고 싶군요. 솔직히 말하면 '부활'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속으로는 오히려 반갑고 좋기까지 했거든요. 앞으로의 전개에서는 김인영 작가 특유의 힘을 발휘하며 '부활'과는 또 다른 명품 복수극을 만들어 주리라 기대합니다. '태양의 여자'도 무척 좋았으니까, 그 능력을 믿어 보고 싶어요.

처음부터 가장 큰 궁금증으로 떠오른 것은, 주인공 김선우(엄태웅)의 친아버지가 누굴까 하는 문제입니다. 키워준 아버지 김경필(이대연)은 일단 제외됩니다. (그러고 보니 자꾸만 '부활' 생각이 났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연기자 이대연 때문이었군요. 그가 '부활'에서 '경반장'이라는 주요 캐릭터로 활약했었죠. 그런데 김경필은 첫회에서 살해당하고 말았으니, 앞으로는 그의 존재감이 '부활'의 그림자를 드리울 일은 없겠네요..) 김선우의 생부는 진노식(김영철) 회장이나, 그의 연적이었던 문태주(정호빈) 회장, 두 사람 중 하나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관점에 따라서는 김선우의 생부가 1회 초반에 벌써 밝혀졌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진노식에게 총을 겨눈 이장일(이준혁) "김선우가 회장님의 아들이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참 안되셨습니다..." 라고 말하는 대사가 있었거든요. 하지만 미리 보여준 이 프롤로그가 결말 부분이 아니라 중간 부분이라면, 뒤집힐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습니다. 사실 이렇게 중요한 키포인트를 처음부터 알려주고 시작한다는 건, 너무 재미없잖아요? 이에 관한 자세한 설명은 뒤에 첨부하겠습니다.

진노식, 문태주, 김경필은 고향 선후배로서 절친한 사이였는데, 진노식이 가장 먼저 사업에 성공하면서 문태주와 김경필은 그의 오른팔 왼팔을 담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불행히도 문태주는 진노식의 약혼녀 은혜를 사랑하게 되고 말았지요. (그녀 쪽에서도 문태주를 사랑했는지 여부는 아직 불분명합니다..) 그런데 문태주의 마음을 눈치채고 둘 사이를 의심한 진노식은, 문태주에게 횡령죄를 뒤집어 씌워 감옥에 보내고, 임신한 약혼녀도 차갑게 내쳐 버립니다. 은혜는 비참하게 홀로 아이를 낳다가 난산으로 세상을 떠났고, 문태주는 출소한 후 외국에서 광산 사업에 성공하며 갑부로 거듭납니다. (스토리의 순차적 진행을 위해 이렇게 서술했지만, 1회에서 문태주는 아직 등장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는 훗날 김선우의 재기와 성공에 밑받침이 되어줄 중요한 인물이죠.)

당시 김경필은 문태주를 감싸며 진노식을 말리려다가 미움을 사서 함께 횡령죄를 뒤집어쓰고 쫓겨났습니다. 그 일을 통해 진노식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인지를 깨달았는데, 설상가상 진노식이 약혼녀 은혜의 집안을 망하게 하고 그 아버지의 재산을 가로챘던 과거의 범죄마저 알아냅니다. 김경필은 아무것도 모른 채 진노식의 서류 위조 작업을 도왔던 자신에게도 큰 잘못이 있음을 깨닫고 죄책감에 시달리게 되지요. 보육원에서 자라고 있던 은혜의 아들 선우를 데려다 자기 아들로 키운 것은 뒤늦게나마 죗값을 치르고 싶어서였습니다.

19세의 고등학생 김선우(아역 이현우)는 정의로우면서도 시크하고 주먹 꽤나 잘 쓰는 소년으로 성장해 있습니다. 머리는 나쁘지 않은 듯한데 도통 공부에 취미가 없다보니 성적은 항상 꼴찌군요. 그와 같은 반에 전교 1등의 노력형 수재인 이장일(아역 임시완)이 다니고 있습니다. 장일의 아버지 이용배(이원종)는 아내와 사별한 뒤 고통에 못이겨 막 살던 시기에 졌던 노름빚 때문에 걸핏하면 조폭들에게 쫓기는 신세인데, 한 번은 그들이 학교까지 찾아와 "아비가 돈 값을 때까지 너를 데리고 있어야겠다" 며 장일을 끌고 나갑니다. 정의로운 선우가 그냥 보고만 있었을 리 없지요. 곧바로 쫓아나가 조폭 3명을 혼자서 너끈히 처리하고 장일을 구해줍니다. 그 이후로 남달리 개성이 강한 두 소년은 티격태격하면서도 끈끈한 우정을 이어나가는데...

선우의 가난한 양아버지 김경필은 느닷없이 간암 말기 판정을 받게 되고, 더 늦게 전에 선우의 생부를 찾아 앞길을 탄탄히 해주어야겠다고 결심합니다. 아무리 무서운 사람이라도 제 자식을 외면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에서, 김경필은 20년만에 진노식을 찾아갔지요. 그러나 진노식은 은혜가 낳은 아들을 자기 자식으로 인정할 생각이 추호도 없습니다. 그 아이는 분명 문태주의 아이일 것이며, 은혜는 자기가 데리고 놀다 버린 수많은 여자들 중 하나였을 뿐이라고, 설령 내 자식이 맞다 해도 내가 그 아이를 책임져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고까지 말합니다.

그 비정한 모습에 김경필은 진노식을 찾아온 것을 뼈저리게 후회합니다. 은혜의 아들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이 무서운 인간이 알게 되었으니, 보살펴주기는 커녕 자기 앞날에 방해가 될까봐 해치려 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것을 깨달았던 거죠. 선우를 보호하고 싶었던 김경필은, 죽기 전에 당신의 온갖 비리를 세상에 알리겠다며 진노식을 협박하기 시작합니다. 무모한 짓이었어요. 결국 김경필은 진노식에 의해 살해당하고, 우연히 그 장면을 목격한 이용배는 진노식의 하수인이 되어 그 죽음을 자살로 위장합니다. 아들 이장일의 미래를 보장해 주겠다는 진노식의 사탕발림에 넘어간, 약하고 어리석은 아비였어요.

이렇게 김선우는 아직 어린 19세의 나이에, 세상 모든 것이었던 양아버지 김경필을 잃었습니다. 그 죽음 뒤에 숨겨져 있는 거대하고 끔찍한 진실들이 이제 하나씩 어둠의 베일을 뚫고 드러나기 시작하겠죠. 앞으로 그의 앞에 펼쳐질 비극적 운명은 아득합니다. 친구 이장일과는 어쩔 수 없이 원수가 될 것이고, 두 여자와 얽힌 사랑의 실타래도 좀처럼 풀려나가지 않을 거예요. 저는 김선우가 오랜 아픔의 시간을 넘어서, 어쩌면 생부일지도 모르는 문태주를 만나 성공하고 차츰 복수를 해나가는 그 흥미진진한 과정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가장 드라마틱한 전개를 원한다면, 김선우의 친아버지는 문태주가 아니라 진노식이어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주인공의 갈등과 고뇌가 더욱 깊어질 테니까요. 선우의 정의로운 품성은 진노식과 전혀 닮지 않았지만, 그건 어머니를 닮았을 수도 있고 양부 김경필의 교육 때문일 수도 있으니 별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진노식이 김선우의 생부일 경우, 이 드라마는 속시원한 복수극이 될 수 없다는 한계를 품게 됩니다. 아무리 천인공노할 악마라 한들, 핏줄로 이어진 아버지에게 칼끝을 겨누는 것은 사람으로서 할 짓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는 이러한 전개를 상상해 봅니다. 드라마 중반 쯤에 생부가 진노식이라는 떡밥을 강력하게 흘려줌으로써 드라마틱한 장면들을 충분히 뽑아낸 뒤, 결말 쯤에 가서 비로소 생부가 문태주라는 진실이 명백히 밝혀지도록 처리하는 것 말입니다... 어때요? 괜찮겠죠? ㅎㅎ 저는 내일도 오늘처럼 꾸준히 '적도의 남자'를 응원하며, 또 하나의 명작 탄생을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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