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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품은 달' 5회, 국무 장녹영이 거짓말을 한 이유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해를 품은 달

'해를 품은 달' 5회, 국무 장녹영이 거짓말을 한 이유

빛무리~ 2012. 1.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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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 장녹영(전미선)은 말을 듣지 않으면 성수청을 없애겠다고 협박하는 대비 윤씨(김영애)의 명을 끝내 거역하지 못하였습니다. 남몰래 굿을 거행하여 세자빈 허연우(김유정)에게 흑주술을 거는데, 놀랍게도 그 신력은 정확히 허연우의 몸을 공격하여 급작스런 병을 일으키는군요. 별궁 은월각에서 잠들어 있던 허연우는 느닷없이 목을 졸리는 듯한 고통을 느끼며 앓아눕고 마는데, 성조대왕(안내상)이 파견한 어의조차 병세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합니다.

그 비밀스런 굿판에는 민화공주(진지희)가 관련되어 있습니다. 자기가 사랑하는 허염(임시완)의 누이동생 허연우가 세자빈으로 책봉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던 민화공주는, 할머니인 대비 윤씨의 사주를 받아 허연우를 없애기 위한 그 굿판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한 것 같군요. 대체 무슨 짓을 했는지 아직은 알 수 없으나, 그저 귀엽게만 보았던 민화공주의 철없는 질투심이 큰 일을 저지르고 만 듯합니다. 굿판이 끝났을 때 잔뜩 겁에 질려있는 민화공주를 보고, 대비윤씨는 "이제 공주가 원하는 바를 얻게 될 것"이라며 위로합니다.

세자빈의 병세가 날로 깊어지자 윤대형(김응수)을 비롯한 조정 대신들은, 병자를 더 이상 궁에 머물게 할 수 없으니 그녀를 내쫓아야 한다고 간언하기 시작합니다. 더구나 심상찮은 병세로 보아 하루이틀에 발병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감히 성치않은 딸자식을 존귀한 세자에게 시집보내려 한 그 아비 허영재(선우재덕)에게도 죄를 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더불어 집안에 병자가 있는 것을 숨기고 세자의 방에 드나들었던 오라비 허염에게도 벌을 내려 궁궐 출입을 금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성조대왕은 세자빈을 감싸며 궁에서 치료받도록 하겠다 고집했으나, 아무리 노력해도 병이 낫지 않으므로 결국은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해서 장녹영의 굿 한판으로 윤씨 일파는 모든 것을 되찾았습니다. 어떻게든 외척의 득세를 억제하고 조정과 민심을 안정시키고자 했던 성조대왕의 노력은 며칠만에 수포로 돌아갔군요. 마음에 드는 며느리였던 허연우를 잃었을 뿐 아니라 수족처럼 아끼던 허영재와 허염마저 내칠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세자 이훤(여진구) 역시 사랑하는 연우가 궁에서 쫓겨나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성균관 유생들을 선동하여 호곡권당을 벌이도록 유도한 배후인물이 바로 세자였음을 알게 된 대비윤씨는 세자를 불러다가 "순리를 따르라"는 충고를 합니다. "그저 가만히 계세요. 조용히 순리를 따르세요. 세자가 움직여 행복해진 사람이 누구입니까? 그 아이가 불행해지는 것도, 그 오라비의 날개가 꺾이는 것도, 주상의 체면이 깎이는 것도, 대제학의 가문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것도 모두가 세자 때문입니다. 세자가 순리를 따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스르면 해가 되는 것이 순리이지요. 그러니 가만히 계세요. 조용히 있으세요!" 

영특한 세자 훤은 할머니가 말하는 그 순리라는 것의 실체가 사실은 '권력'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은 힘이 없기에, 바들바들 떨며 두 주먹을 불끈 쥐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저항도 할 수가 없습니다.

친정으로 돌아가서도 허연우의 병세는 날로 깊어지기만 합니다. 딸자식은 날마다 고통에 못이겨 자기 몸을 쥐어뜯는데, 어떤 의사도 병의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니 곁에서 지켜보는 가족들의 속은 바짝 타들어 가는군요. 그러던 어느 깊은 밤, 홀연히 국무(國巫) 장녹영이 찾아와 대제학 허영재에게 따님을 만나게 해달라 청합니다. 그리고 허연우의 방에 들어가 누워있는 소녀를 바라보며 이렇게 말하는군요. "아가씨께서는 신병(神病)이십니다. 내림굿을 받지 않는 한, 아가씨의 고통은 끝나지 않습니다!"

그럴 리가 없다고, 가족 중에 아무도 내력이 없는데 왜 하필 내 딸이 신병에 걸리느냐고 펄쩍 뛰며 부인하는 허영재에게 장녹영은 다시 말합니다. "신령님께서 아가씨를 선택한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모시기를 거부하니 노여움을 사서 병이 난 것입니다. 어찌하시겠습니까? 내림굿을 받으시겠습니까?" 하지만 사대부가의 딸을 무당으로 만들 수 없는 허영재는 다시 묻습니다. "신기를 끊어낼 방법이 없겠는가?" 그러자 장녹영은 죽음으로 댓가를 치른다면 방법이 있다고 말합니다. 허영재는 잠시도 망설임 없이 자기 목숨을 내놓겠다고 하지만, 장녹영은 "아가씨가 치러야 할 몫입니다!" 라고 대답하는군요.

한편 허연우에 대한 그리움을 견디지 못한 이훤은 말단 무관으로 변복하고 몰래 궁을 빠져나와 그녀를 찾아옵니다. 그 곁을 호위한 무사는 허염과 양명군의 벗으로서 무과에 장원급제한 김제운, 한 사람뿐이었습니다. 잠결에 눈을 뜬 허연우는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세자의 모습을 발견하고 반가워하며 "환영이 아니라 정말 저하이십니까?" 하고 묻는군요. 이훤은 눈물 가득한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손에 왕후의 봉잠(鳳簪)을 쥐어 줍니다. 

"이것은 해를 품은 달이다. 왕은 해라 하고 왕비는 곧 달이라 한다. 이 봉잠은 하얀 달이 붉은 해를 품고 있는 형태를 하고 있으니, 내 이것을 해를 품은 달이라 이름붙였다. 내 마음의 정비는 연우 너 하나뿐이다. 그러니 어서 건강을 회복하여 내 곁으로 돌아오거라!"

하지만 허연우는 이미 자신의 병을 알고 있습니다. 장녹영이 부친 허영재에게 말하는 소리를 다 들었으니까요. 신병에 걸린 몸으로 감히 세자빈이 될 수 없다는 것도, 이제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라는 사실도 모두 알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도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임을 알기에, 그저 애틋한 눈빛으로 이훤을 바라볼 뿐입니다.

"저하, 송구합니다. 저하의 마음을 오해하고 못나게 굴어 송구합니다... 모든 것이 제 탓입니다. 저하의 탓이 아닙니다. 그러니 무슨 일이 있어도 저하 자신을 탓하지 마십시오. 소녀는 저하를 만나서 많이 행복했습니다!" ... 연우의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대사 자체도 감동적이거니와, 아역배우들의 연기가 너무도 훌륭하여 완전히 몰입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여진구도 그렇지만 특히 김유정의 연기력은 후덜덜하다는 표현이 꼭 들어맞더군요. 그 어린 것들이 어쩌면 그토록 슬프고 절절한 사랑의 감정을 생동감있게 표현해낼 수 있을까요? 참 신기할 뿐입니다.

"앞으로 더 많이 행복할 것이니 그런 말 하지 말거라!" 연우의 속도 모르는 이훤은 애써 긍정적인 미소로 그녀를 달래고는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겨 다시 궁으로 향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곁을 따르는 김제운을 보고 세자는 쓸쓸한 어조로 말하는군요. "운아, 고맙구나. 빈궁이 태어나 자란 곳을 한 번쯤 와보고 싶었다... 빈궁이 저리 고통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정작 나는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구나. 한 나라의 세자이면서, 한 나라의 세자라서, 나는 무능하다..." 어린 주군의 고통을 말없이 지켜보는 젊은 무사 김제운의 속 깊은 눈빛이 인상적이군요. 이후로 김제운은 이훤의 가장 믿음직한 벗이자 그림자가 되어 항상 곁을 지키게 될 것입니다.

허연우는 급기야 피를 토하며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는데, 그 모습을 본 허영재는 결단을 내립니다. 일전에 국무 장녹영이 주고 간 약을 먹이기로 한 것입니다. "내 딸의 목숨을 거두라는 말인가?" 애끓는 아비의 질문에 장녹영은 냉정히 대답했습니다. "살아 생전에 신기를 끊어낼 방법이란 없습니다. 이 방법만이 죽은 후에나마 신기를 없애주고, 고통없이 눈을 감을 수 있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 "그 약을 먹으면 정녕 그 아이의 고통이 끝날 수 있는가? 죽어서도 사라지지 않는다는 그 신기를 끊어내고 편안히 눈 감을 수 있는 것인가?" 이에 장녹영은 거침없이 약속드리겠다고 답하는군요.

하지만 방을 나서자마자 서슬 퍼렇던 장녹영의 얼굴은 급격히 초췌해집니다. "대감께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평생 이 죄를 갚으며 살아가야겠지요..." 그녀 마음속의 독백이 섬뜩하게 울려퍼지는데, 과연 장녹영은 무서운 거짓말을 한 것이었습니다. 허연우는 무병(巫病)에 걸리지도 않았고, 따라서 죽어야만 신기를 끊어낼 수 있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끔찍한 거짓말을 해서 아비로 하여금 딸을 죽이게 만들려는 걸까요? 사실 그 약은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마취제로서, 일정 시간동안 맥박을 멈추게 하고 죽은 것처럼 만드는 약입니다. (여주인공이 벌써 죽는 건 말이 안되잖아요..;;) 그러나 영문을 모르는 아비는 자기 손으로 딸을 죽였다고 생각할테니, 그 괴로움을 어찌 견디란 말인가요? 장녹영이 거짓말을 한 이유는 잠시 후에 서술하겠습니다.

허영재가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손수 약을 달이는 모습을 보고 신씨부인(양미경)이 달려나와 만류하지만, 허영재는 이제껏 딸에게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으니 최소한 약을 달이는 정도라도 해주고 싶다 말하는군요. 그렇게 아버지가 자기를 죽이기 위한 약을 달이는 동안, 허연우는 있는 힘을 다해 몸을 일으켜 이훤에게 보내는 마지막 편지를 쓰는군요. 그 순간 세자궁에서 잠들어 있던 이훤은 꿈을 꿉니다. "저하, 강녕하십시오!" 단정히 절을 올리며 마지막 인사를 건네는 연우의 모습... 잠에서 깨어난 이훤은 왠지 불길한 예감에 몸을 떠는데...

"연우야, 아버지가 그 동안 많이 미안했다. 너에게 미안했던 것밖에 기억나질 않는구나..." 약사발을 들고 있는 부친의 손이 가늘게 떨리는 것을 보며, 연우는 담담히 말합니다. "아버지, 약을 어서 주세요. 그 약을 먹고, 이제는 그만 아프고 싶어요!" 드디어 허영재는 딸을 부축해 일으키고 운명의 약을 먹입니다.

"우리 연우... 잠들 때까지 아버지가 안고 있자... 아버지 품에서 편히 자거라..." 그러다가 딸의 품에서 반짝이는 봉잠을 발견하는데, 연우는 힘없는 손아귀에 그것을 꼭 쥐고 놓지 않습니다. "이것을 품에 지니고 잠들고 싶어요. 그렇게 하게 해주세요...
아버지, 졸려요. 좀 잘게요..." 그 말을 마지막으로 연우의 고개가 푹 떨구어집니다. 딸의 시신을 안고 미친 듯 오열하는 허영재와 신씨부인의 모습에 가슴이 저미어오는데...

그녀의 장례식이 치러지던 날, 궁궐 안의 세자에게도 소식이 전해집니다. "대제학의 품에서 잠든 듯 편안하게 숨을 거두셨다 합니다..." 그들의 풋풋한 사랑을 지켜보아 왔던 내관 형선의 목소리도 슬픔에 못 이겨 울먹이고 있군요. 이 충격적인 소식을 들은 이훤은 넋 나간 표정으로 휘청거리며 일어나 궁을 뛰쳐나가려 합니다.

"나는 빈궁에게 아직 할 말이 남아 있단 말이다. 연우야, 연우야!" 하지만 대비 윤씨의 명을 받은 무관들은 세자의 팔다리를 붙잡고 꼼짝도 못하게 하니, 명색만 세자일 뿐 그 가엾은 처지는 궁 안에 갇힌 인질과 다를 바가 무엇이겠습니까? 행복한 시간은 너무나 짧았고, 다시 만날 날까지는 기나긴 이별의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자네는 궁금하지 않은가?... 그 아이가 살아 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내관 형선에게 이렇게 물으며 돌아보는 이훤의 얼굴은 이미 성장하여 어른이 되어 있군요. 예고편에서 스쳐지나듯 짧게 비춰진 장면이었지만, 드디어 등장한 김수현의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부디 지금의 기세를 성공적으로 이어받아, 젊은 임금 이훤의 역할을 멋지게 수행해 주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한가인의 모습도 잠깐 비춰졌는데, 다행히 그렇게 나이들어 보이지는 않는군요. 그녀도 최선을 다해 주기만 바랍니다. (예고편에서는 김수현의 얼굴과 정일우의 목소리가 겹쳐서 나오는 바람에 착각을 했었군요..;; 6회 방송을 보니 "그 아이가 살아있다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지 않는가?" 고 물은 것은 형선을 향한 이훤의 대사가 아니라 허염을 향한 양명군의 대사였습니다..^^)

국무 장녹영은 왜 천륜을 거스르는 거짓말을 하면서까지 허연우를 거짓 죽음으로 몰아갔던 것일까요? 그 이유는 세상을 떠난 친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네가 지켜주어야 할 아이가 있다. 태양을 가까이 하면 멸문의 화를 당하게 될 것이나, 태양의 곁을 지켜야만 하는 운명을 타고난 아이다. 그 아이가 무사할 수 있도록 네가 지켜다오!" 장녹영과 둘도 없는 절친이었던 무녀 아리(장영남)은 이 한 마디 간절한 당부를 남긴 후 거열형을 당해 육신이 갈갈이 찢겨지는 죽음을 맞이했지요.

대비 윤씨와 윤대형 일파의 세력이 너무도 거대하니, 허연우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일단 죽음으로 위장하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우가 살아 남으면 끝없는 표적이 될 것이고, 결국은 멸문지화를 당해 허영재와 허염까지도 죽음을 면할 수 없었을지 모릅니다. 연우의 존재를 철저히 숨기는 것만이 그녀 자신과 집안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인데, 또한 그녀는 태양의 곁을 지켜야만 하는 운명이니 참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태양의 곁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란, 오직 무녀가 되는 것뿐이었지요. 이제 장녹영은 죽음에서 되살아난 허연우를 데려다가 자기의 신딸로 삼을 것입니다.

"대감께는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평생 이 죄를 갚으며 살아가야겠지요..." 딸을 제 손으로 죽여야만 했던 허영재의 고통 못지 않게, 아비를 속여 딸을 죽이게 만들었던 장녹영의 죄책감도 컸을 것입니다. 아리가 죽은지도 십수년이나 흘렀는데, 친구가 남긴 부탁을 들어주기 위한 장녹영의 노력은 애절하기 짝이 없군요. 온통 눈물로 가득했던 '해품달' 5회는 이렇게 끝났습니다. 이제 명품 아역들은 퇴장하고 성인 연기자들이 바통을 이어받겠군요. 다음 회가 무척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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