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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뮤지컬' 옥주현 최악의 선택, 참 운도 없다 본문

드라마를 보다

'더 뮤지컬' 옥주현 최악의 선택, 참 운도 없다

빛무리~ 2011. 10. 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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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둥이같은 캐릭터 고은비(구혜선)가 여주인공인 '더 뮤지컬'에서, 배강희(옥주현)는 필연적으로 악녀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건 처음부터 알고 있었지요. 하지만 요즘은 주인공보다 매력적인 악역도 많기 때문에, 만약 배강희가 '선덕여왕'의 미실 만큼 카리스마 있고 매력적인 악역이라면 옥주현의 이미지에도 나쁘지 않을 거라고, 처음 시작할 때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이건 지나치게 막장스런 악역이군요. 정말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배강희는 뮤지컬계의 디바로서 국내 최고의 스타입니다. 과거엔 천재 작곡가 홍재이(최다니엘)와 뜨거운 사랑을 나누었지만 두 사람은 헤어졌고, 지금 배강희에게는 남편이 있습니다. 대형 극단의 대표인 한상원(현성)입니다. 배강희와 헤어진 후 한동안 활동을 접고 외국에 나가 있던 홍재이는, 몇 년 후에야 다시 돌아왔습니다. 뮤지컬 배우 지망생 고은비를 우연히 만난 홍재이는 그녀의 순수한 마음과 잠재된 음악성을 한 눈에 발견하고 거침없이 은비를 사랑하게 됩니다. 은비도 그 마음이 싫지 않은 듯 뿌리칠 생각은 없어 보이는데...

사실 천재 작곡가 홍재이의 자유롭고도 시크한 매력은 너무나 치명적이라, 그가 자기를 사랑한다고 하면 어떤 여자로서도 거부하기 어려운 정도의 인물이긴 합니다. 또한 그의 작곡 실력은 앙숙들까지도 기꺼이 인정할 수밖에 없을 만큼 대단합니다. 뮤지컬 투자 제작사 대표 유진(박기웅)은 홍재이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서로의 개성이 맞지 않아 티격태격했지만, 그가 새로 작곡한 노래를 들어 보고는 곧장 머리를 숙이며 항복하고 말았습니다. 못마땅한 요구조건들을 모두 허락하더라도, 반드시 그의 음악을 사고 싶어졌으니까요. 제작자가 이렇게까지 나온다는 건 참 보기드문 일이죠.

이렇게 해서 데뷔조차 하지 못했던 뮤지컬 배우 지망생 고은비도 화려한 기회를 잡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홍재이가 음악을 담당하는 창작 뮤지컬 '청담동 구미호'의 여주인공으로, 최고의 스타 배강희와 함께 더블캐스팅이 된 것입니다. 문제는 배강희였습니다. 예전에 홍재이의 손을 놓고 한상원의 손을 잡은 것은 자기의 선택이었으면서, 그녀는 이제 와서 다시 사랑을 시작하자며 홍재이에게 저돌적으로 달려들고 있습니다. "선택이 곧 마음은 아니야. 난 널 향한 마음을 접은 적도, 버린 적도 없어. 나는 끝낸 적 없으니까, 너만 다시 시작하면 돼" 이게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입니까?

홍재이는 차분히 대답합니다. "당신이 내 손을 놓았을 때,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몇 달이고 그것만 생각했었어. 하지만 이젠 알겠어. 나는 정리가 됐기 때문에 돌아온 거야" 배강희는 조금도 그의 말을 귀담아 듣지 않고, 덮칠 듯 가까이 다가서서 묻습니다. "뿌리칠 수 있어?" 홍재이는 코앞까지 다가온 그녀의 시선을 피하지도 않습니다. "그럴 수 있을 것 같아. 지금이라면..." 홍재이의 마음은 이미 배강희에게서 완전히 떠났습니다. 그는 분명히 은비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배강희가 인정하지 못할 뿐입니다.

홍재이가 말을 듣지 않자, 배강희는 고은비를 만나서 압력을 행사하기 시작합니다. "난 여전히 홍재이를 사랑하고, 재이도 그 마음이 변할 수는 없어. 그런데 재이가 자꾸 너를 핑계로 내세우니까... 나는 널 미워하고 싶지 않은데 말야... 너랑 나는 좋은 선후배로 남고, 홍재이와 너는 좋은 작곡가와 배우로 남고, 나랑 재이는... 그냥 내버려 둬 줄래?" 엄연한 유부녀 신분으로 저런 소리를 정말 당당하게도 합니다. 배강희가 고은비와의 더블 캐스팅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인 이유는, 연적을 오히려 가까이에 두고 견제하려는 의도였습니다. 오래 전부터 배강희를 존경해 왔고 그녀와 같은 무대에 한 번이라도 서 보는 게 꿈이었던 은비로서는, 그런 배강희의 말을 결코 무시할 수가 없지요.

은비가 자기를 슬슬 피해 다니며, 전화도 받지 않고 문자에 답장조차 없으니 홍재이는 미칠 지경입니다. "내가 널 화나게 한 거니?" 그러자 은비가 말합니다. "저는 강희 선배님이 정말 좋아요. 저도 선배님처럼 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선배님이 원하시는 건 다 들어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강희 선배님이... 홍재이 선생님 마음속에 선배님만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세요. 예전부터 쭉 그랬었다고 말이에요..." 은비의 대답이 홍재이를 더욱 답답하게 합니다.

"내 마음속에 누구를 담아둘지 결정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어. 그리고 강희씨 문제는 너하고는 상관이 없는 일이야.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미 지나간 일이라는 거고... 만약 강희씨와 내가 여전히 가까운 사이라면, 그 이야기를 왜 네가 나한테 전해야 할까?" 홍재이의 논리적인 설득에 고은비도 수긍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의 마음이 예전과 같다면 굳이 배강희가 자신을 불러서 그런 말을 할 이유조차 없었던 것입니다.

배강희의 이기적인 집착은 참으로 가관입니다. 자기는 이혼할 생각도 없으면서 멀쩡한 처녀 총각 사이에 끼어들어 방해를 합니다. 그녀의 남편 한상원은 아내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의 마음을 알면서도 꾹꾹 참아주고 있는데, 배강희는 그런 남편이 듣는 앞에서 뻔뻔하게 홍재이를 부릅니다. 작곡가와 주연배우로서 작품 이야기를 좀 하자면서 말이지요. 홍재이는 다른 장소에서 대화하자고 했지만, 배강희는 굳이 자기 방으로 오라고 명령합니다. 웃기는 건, 남편도 옛 애인도 그녀의 뜻을 거역하지 못하고 꼼짝없이 따른다는 점입니다. 드라마의 설정상으로는 배강희의 캐릭터가 엄청난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팜므파탈인가봐요. 대단한 남자들을 온통 자기 앞에 무릎 꿇리고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그런 여자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옥주현에게서는 별다른 카리스마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렇다 보니 막무가내로 홍재이에게 들이대는 배강희는 굉장히 천박하고 퇴폐적인 여자로 보일 뿐입니다. 홍재이와 단둘이 있는 기회만 잡히면 배강희는 수시로 얼굴을 바짝 갖다 대고, 때로는 거침없이 입술을 내밀어 키스까지 합니다. 그럴 때마다 홍재이는 차갑게 뿌리치지도 못한 채 뻣뻣한 자세로 당하고 있을 뿐인데, 배강희의 카리스마에 제압당해서 그러는 건지..;; 아니면 한때나마 사랑했던 여자를 너무 민망하게 만들어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인지, 그 이유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여튼 남자 쪽에서는 마음도 없는데 여자가 일방적으로 그러는 모습은 일종의 성추행처럼 보여서 역겨울 지경입니다.

현재 옥주현은 가장 안티가 많은 비호감 연예인의 대표적 인물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처럼 브라운관에 연기자로서 모습을 드러낼 기회를 잡았는데, 그 역할이 또 이렇게 비호감이라니 어쩌면 좋을까요? 아주 좋은 캐릭터를 맡아서 이제껏 보여주지 못했던 신선한 매력을 발산했다면, 이번 기회에 안티를 많이 줄이고 호감형 이미지로 거듭날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되면 기존의 비호감에 또 새로운 비호감 이미지가 두껍게 덧칠해 지겠군요.

옥주현에게는 '나가수' 출연도 그다지 좋은 선택이 아니었던 듯 싶은데, 드라마에서마저 왜 이런 역할을 맡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설마 이 정도의 막장 캐릭터인 줄을 알면서도 승낙한 건 아니겠죠? ... 저는 옥주현을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오히려 싫어하는 편에 가깝지만, 그래도 점점 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듯한 그녀의 모습은 인간적으로 매우 안타깝습니다. 하필이면 '더 뮤지컬'은 사전 제작된 드라마이니 이제 와서 무를 수도 없고, 어떤 식으로든 캐릭터를 변화시키는 것도 불가능하겠네요. 시청률이 낮아서 차라리 다행(?)이긴 하지만, 옥주현의 이번 선택은 정말 최악 중에서도 최악이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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