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하이킥3' 출발~ 전작과의 캐릭터 비교 탐구!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출발~ 전작과의 캐릭터 비교 탐구!

빛무리~ 2011. 9. 20. 06:30
반응형



김병욱 PD의 신작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1회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일단 제 느낌에는 전작인 '지붕뚫고 하이킥'보다 훨씬 밝은 분위기로 출발했다는 점에서 약간 마음이 놓입니다. '지붕킥'은 제가 몹시 사랑했던 작품이긴 하지만, 솔직히 시트콤 치고는 너무나 분위기가 무겁고 마음이 아파서 보기가 조금은 힘들었거든요. 하지만 이번엔 그 정도까지는 아닐 것 같습니다.

비록 아빠(안내상)가 친구에게 사기를 당해서 잘 살던 집이 삽시간에 폭삭 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그들은 여전히 4인 가족이 함께이고, 비록 힘을 잃은 부모지만 그래도 엄마 아빠가 아이들 곁에 있습니다. 게다가 그들은 앞으로 외삼촌(윤계상)의 집에서 살게 될 예정입니다. '지붕킥'의 출발은 이보다 훨씬 열악했지요. 갓 스무살의 신세경은 아빠도 없이 어린 동생(서신애)까지 데리고 이 험한 세상 속으로 무작정 뛰어들어야 했으니까요. 그 어린 나이에 생판 남의 집에서 식모살이를 하던 세경이에 비하면, 종석이와 수정이가 겪는 정도는 고생이랄 것도 없습니다.

상대적으로 어른들이 좀 더 고생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장가도 안 간 손아래 처남의 집에 4명씩이나 얹혀 살면서, 날마다 가시방석처럼 눈치를 봐야 하는 입장은 어린 조카들보다야 염치없는 자형과 누나 쪽이죠. '하이킥3'의 모든 인물들은 거의 전작에서 흡사한 캐릭터를 찾을 수 있는데, 일단 안내상의 캐릭터는 '거침없이 하이킥'의 정준하, 그리고 '지붕뚫고 하이킥'의 정보석과 꼭 닮아 있습니다.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힘없는 중년의 가장'이죠. 이 포지션의 인물은 초반부터 중반 이후까지 줄곧 보는 사람이 민망할 만큼 처참하게 구겨지고 망가지며 불쌍해집니다.

하지만 이 인물들이 결말 부분에 가서는 항상 반전의 성공을 이루며 되살아나지요. '거침킥'의 정준하는 큰맘 먹고 전재산을 올인했던 주식투자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백수와 다름없던 입장에서 일약 준재벌 급의 위상을 지닌 강력한 기업가로 변신합니다. '지붕킥'의 정보석 역시 장인의 회사에서 제대로 하는 일도 없이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한심하기 이를 데 없는 무능한 가장이었으나, 맨 마지막에는 식품 사업에 관한 그의 아이디어가 대박을 터뜨리면서 장인의 인정도 받고 회사의 실세로 탈바꿈합니다.

그러니 '하이킥3'의 안내상 역시 지금은 끝이 보이지 않는 밑바닥으로 추락했고 한동안은 고난의 시간이 이어지겠지만, 결국은 전화위복이라 할만큼의 대성공을 거두리라 예상됩니다. 그러고 보면 현재 안내상이 맡고 있는 힘없는 가장 포지션은, 김병욱의 시트콤 내에서 가장 희망적인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박해미와 오현경이 남편을 휘어잡고 지낼 만큼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여걸들이었던 데 반해, 윤유선의 캐릭터는 좀 차이가 있습니다. 가냘프고 자그마한 그녀는 좀 신경질적이긴 하지만 그닥 강렬한 카리스마는 보이지 않는군요. 그래서 앞으로 그녀가 어떤 누나, 어떤 엄마의 모습을 보여줄지는 미지수입니다. 박해미와 오현경은 힘이 있었기 때문에 자식들 뿐만 아니라 시동생과 남동생의 사랑에까지 간섭하고 참견할 수가 있었지만, 윤유선은 힘을 잃고 동생에게 얹혀 사는 처지가 되었으니 아무래도 좀 다른 양상을 띨 것입니다.

윤계상의 포지션은 역시 뚜렷해 보입니다. '거침킥'의 최민용, '지붕킥'의 최다니엘이 담당했던 바로 그 자리죠. 훤칠하고 능력있고 쉬크하고 깔끔하고 멋지지만 그 와중에 의외로 허당스런 면도 있는 매력남일 겁니다. 의사라는 직업으로 봐서는 최민용보다 이지훈(최다니엘) 쪽에 조금 더 가까워 보입니다. 이 캐릭터는 더불어 멜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지요. 누구랑 연애를 하건 충분히 자유로울 법하지만, 드센 누나 또는 형수가 있어서 종종 귀찮게 참견을 합니다. 여고생 김지원과의 멜로가 있다는 스포를 접했지만, 그거야 스쳐지나가는 라인이고 정식 멜로라인은 따로 있겠지요. 국어교사 박하선이나 취업재수생 백진희 둘 중 하나가 될 듯 싶은데,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잘생긴 삼촌이 둘씩이나 됩니다. 윤유선과 윤계상의 막내동생으로 서지석이 등장하는데, 극 중 이름은 물론 윤지석입니다. 체육교사라는 직업만 놓고 보면 최민용과 흡사하지만, 성격은 전혀 다르군요. 이 친구는 쉬크하고 까칠한 멋쟁이가 아니라, 다혈질의 귀여운 푼수에 가깝습니다. 가만있자, 언젠가 이와 같은 인물을 매우 친숙하게 보았던 듯도 싶어서 기억을 떠올려 보니 '순풍 산부인과'와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에 연속 출연했었던 권오중... 그 사람의 캐릭터와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틀림없이 이쪽에도 러브라인이 있을텐데, 동료 교사 중에 박하선보다는 의외로 박지선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냥 뭐... 나름대로 잘 어울리는 듯도 싶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ㅎㅎ

이종석과 강승윤은 '지붕킥'에서 윤시윤과 이기광이 맡았던 포지션을 그대로 이어받았겠지요. 짐작컨대 종석이는 국어선생님 박하선을 짝사랑하게 될 것이 거의 분명해 보입니다. 크리스탈(정수정) 역할은 서지석과 마찬가지로 '하이킥' 시리즈에서는 찾을 수 없고 '순풍' 쪽으로 넘어가야 보입니다. 공부엔 관심 없이 연애만 즐기던 철부지 여대생, 미달이의 막내 이모 송혜교 정도의 캐릭터라고 보면 될 듯 싶습니다. 그리고 취업이 안 돼서 고민중인 백조 백진희는 '지붕킥'의 황정음을 연상시키는군요. 이 캐릭터는 아직 제대로 등장하지 않아서 그 성격을 잘 모르겠는데, 어떤 성격이냐에 따라 황정음의 바탕 위에 신세경의 이미지가 덧칠해질 수도 있을 듯합니다.

박하선의 캐릭터는 '거침킥'의 서민정과 판박이입니다. 착하고 순한 성격에다가 모든 행동이 어설퍼서 툭하면 넘어지고 다니던 서민정의 별명이 '꽈당민정'이었는데, 박하선 역시 첫날부터 '꽈당하선'의 면모를 확실히 보여주었습니다. 그냥 넘어지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는지 업그레이드 버젼을 연출했더군요. 소파 뒤쪽에서 앞쪽으로 몸이 뒤집하면서 아찔하게 넘어지는 바람에 치마가 뒤집혀 속옷이 노출되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모두 연출된 장면이므로 사실상 드러난 것은 속옷이 아니라 반바지일 것이 분명한데도 굳이 모자이크 처리를 해서 묘해 보이도록 만들었으니, 이쯤되면 노이즈마케팅이라고 누가 흉을 봐도 변호해 줄 말이 없군요..;; 개인적으로는 맘에 안 드는 설정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약간 동떨어진 자리에 이적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윤계상의 선배 의사라는 점에서 곰곰히 떠올려 보면, 역시 '순풍'에서 권오중과 한 집에 기거하던 친한 형 이창훈 정도가 될까요? 그 포지션이 맞다면 이 사람은 의사라는 번듯한 직업도 있고 스타일도 댄디하지만, 상당히 엉뚱한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뒤통수 치는 웃음을 자주 발생시킬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람이 작품의 나레이션을 맡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이킥3'는 시작부터가 수십년 후의 설정으로, 백발의 노인 이적이 자전적으로 써내려간 책 '짧은 다리의 역습'을 소개하면서 다사다난했던 2011년을 추억하는 장면에서 출발합니다.

김병욱 시트콤에서 이따금씩 쓰이는 나레이션 기법에는 독특한 면이 있습니다. 화자가 언제나 현재의 시점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머나먼 훗날의 시점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까마득히 먼 옛날을 추억하면서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가는데, 그 느낌이 아주 묘하게 애잔합니다. 그 나레이션을 듣고 있다 보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이 순간도 언젠가는 저렇게 깊은 추억 속으로 사라져가겠지 싶은 허무감도 들고... 지금 내가 겪고 있는 모든 기쁨과 슬픔들도 먼 훗날 돌이켜 보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 싶은 생각도 들고... 그럼에도 지금의 하루하루에 충실하며 전쟁같은 삶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변함없는 현실이 왠지 아이러니하다는 생각도 들고... 간단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심경이 됩니다. 하지만 그 기분이 썩 싫지는 않아서, 저는 김병욱 시트콤에서는 나레이션을 즐기는 편입니다.

나레이터 이적에게도 사랑이 존재할 것임은 첫회에서 노골적으로 예고되었습니다. 새로 발표한 책 속에 이적과 그 아내의 러브스토리도 담겨 있다고 했으니까요. 그의 상대역이 누가 될지는 예측불허, 오리무중입니다. 전작인 '지붕킥'에서는 젊은 층의 러브라인을 너무 지나치게 숨기고 비비 꼬아 놓아서 부작용이 많았지요. 적당한 궁금증은 흥미를 유발시키지만, 너무 심하면 짜증만 날 뿐입니다. 이번엔 좀 그러지는 말았으면 좋겠네요. 김병욱 PD의 말로는 전작들에 비해 멜로의 비중을 많이 줄였다고 하니까, 이번엔 그리 복잡하지 않으리라고 기대해 봅니다. 어쨌든 이제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하이킥3'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


반응형
Comments